축제일지 . D - 13

시험으로부터 해방되니, 축제가 나를 덥석 안아버리는구나 (앗 징그러)

시험은 econ.math였는데 크래머군과 꾸불대는 라그랑지, 얍삽한 제이코비안과 놀다보니 한 시간이 훌쩍 가 버리더라. 한 시간쯤 더 남았는데 다 풀긴 했길래 얼른 나와버렸다. 나와서 바로 축제 생각.
축제 때 공개할 거대 프로젝트, 오늘도 안 온 단위가 몇 있긴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유쾌하게 회의를 했다. 결정난 건 별로 없었지만, 설치방식과 네이밍 등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이 그런대로 성공적으로 된 듯. 역시 생각은 입 밖으로 꺼내고 같이 굴려봐야한다. 그래야 웃음이 나오든 비웃음이 나오든, 실현가능성도 타진해보고, 그림도 같이 그려보고.
시험도 끝나고 해서 좀 놀까, 돌아다녀볼까, 했더니 세상에 어린이날에 어린이가 아니라고 놀지도 못하게 하는건가, 개인 스케줄을 오전에 끝내라는 축하사장의 지시가 떨어졌다. 으음. 어쩌겠느냐.
축제가 보름도 남지 않았다. 화요일 오후에는 벼르고벼르던 행사팀 뉴페이스들을 만나기로 했다. 수 많은 공연팀, 별로 부러워하지 않아도 될 듯. 근데 이상하단 말야. 서울대에는 정말 밴드가 많은 것 같다. 작년 저널 편집장 때, 1학년 기자한테 서울대 밴드판에 대한 기사를 쓰라고 부득부득 시켰지만, 그 때 언론에서 느끼던 것과 실제로 축제판에 몸담은 후에 느끼는 건 또 다르다. 축제기획이란 것 또한. 어떤 공연이든지 행사든지, 큰 축제 판이던지. 이전에 내가 기자로서 어떤 행사에 대한 기사를 쓸 때, 그건 한 단면에 들어갔다가 나왔던 일 같다. 롤케익이 하나 있다면, 그 롤케익 전체가 기획과 실무 전체고, 기사는 그 롤케익을 칼로 잘랐을 때, 칼에 묻어나온 케익 부스러기를 모아 가공해서 만드는 텍스트랄까. 기사 쓰는 작업을 폄하하거나 그런 건 아니다(기자라는 일, 매력적이고 재미있다!). 다만, 예전에는 못 보았던, 알 수 없었던, 경험하지 않았던 것들을 지금 내가 하고 있단 얘기.

5월. 축제를 향해서 달려야 할 시점이다. 달려!

by aristo | 2005/05/03 04:43 | A R C H I V E - F | 트랙백(1)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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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Oh! Wall' project
Oh! Wall : 5月의 벽wall leaflet text Oh! Wall, 소개하는 글 diary 축제일지 . D - 13 축제일지 . D - 12 축제일지 . D - 11 축제일지 . D - 7 (i) 축제일지 . D - 7 (ii) 축제일지 . D - 4 축제일지 . D - 1 축제일지 . D - day 축제일지 . 2nd day start 축제일지 . 2nd day end 축제일지 . 3rd day end photogragh 'Oh! Wall' 제작과정 ......more

Commented by 더거 at 2005/05/03 12:29
악몽의 경제수학-_-
Commented by aristo at 2005/05/04 03:34
못살게 굴었다고 그랬었죠 후생관 근처서 들은 기억이 나네
Commented by 카즈 at 2005/05/04 21:27
공감합니다. (제길) 작년 이맘때즘. 저는 서울-신촌 아트 페스티벌이라는; 말도 안돼는 행사에 말도 안되게 일을 했지만, 역시 행사를 만든다는건, 기자로써 그 행사를 즐기(?)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더군요. 뭐랄까. '판을 만들다' 보니 그 판을 밖에서 바라보는 어느 정도의 시선을 가지게 되었다고 할까요? 물론 그 뒤로 행사나 축제를 비평하는 것을 굉장히 어려워 하게 되었지만요...ioi 아무튼 이번 축제! 기대하겠습니다! kaze
Commented by aristo at 2005/05/05 00:46
그 뒤로 축제-행사 비평이 어려워진 건, 그렇게 만드는데만도 많은 노력이 들어간게 뻔히 보이니까 그렇단 얘기인지요. 쉬워지는게 아니라 어려워진다,라.
Commented by 곰도사 at 2005/05/05 03:49
기사를 쓰는게 실제 판에 개입한다는 걸 전제로 하고 있다면, 그리고 기획하고 일하는게 커다란 의미 그리는 일을 바탕에 깔고 있다면 둘 사이의 경계는 그닥 뚜렷하게 그어지지 않는 것 같아요. 분명 신천지이긴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지금 겪고 있는게 예전에 알 수 없었던 일은 아닐걸요.

...어린이날 저녁에는 어떻게든 놀고 말거에요. 비온다는데 막걸리 먹을거야.


Commented by 곰도사 at 2005/05/05 03:51
그러고보니 난 경제수학을 두번...
더거는 왜 경제수학 들었나
Commented by aristo at 2005/05/05 16:04
저도 경제수학은 재수강 중이라는;
예전에 전혀 알 수 없었던 건 아니죠. 근데, 알 수 없었던 일이란 예를 들면, 예산, 디테일한 부분까지 조율해야 하는 점 등등 거의 실무적인 부분들? 이런 거.
으음. 오늘 저녁에 축하사는 총집이랑 미팅있다고 오라던데ㅠ
Commented by 카즈 at 2005/05/05 17:23
제가 말했던 보이지 않더 새로운 것이란. 글쎄요. 이제는 축제 라고 자칭하는 것들을 찾으면, 그곳의 공기가 느껴져요. 복작거림 속의 어수선함과 미세한 빈틈들. 그리고 그것을 매꾸어가는순수하게 뜨거운 에너지들. 예전에는 축제를 가면 그냥 '뜨겁다' 혹은 '차갑다'였는데, 이제는 그런 '온도'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요인'들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할까요? kaze
Commented by aristo at 2005/05/06 08:15
체감온도가 좀더 높아지는거로군요 알 수록 더 보이는 것과 같이
다양한 요인들을 느끼기 시작했다, 맞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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